
현대미술작품이란 전통적인 예술관과 달리 미술 자체의 목적보다는 인간의 삶 속에서의 미적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다. 이는 기존의 재현 중심의 시각예술과는 다른 새로운 표현양식으로서 다양한 매체 및 주제를 활용한다. 이러한 현대미술에서는 작가의 주관성이 강조되며, 감상자에게 적극적인 해석을 요구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현대미술 중에서도 특히 ‘추상’이라는 개념을 중점적으로 다루어보고자 한다. 추상화란 구체적인 대상을 묘사하거나 재현하기보다는 점, 선, 면, 색채 등 순수 조형 요소만으로 구성되는 양식을 의미한다. 또한 이를 추구하는 화가를 추상화가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왜 추상화를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단순한 아름다움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시대정신을 반영하며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데 있다. 즉, 추상의 본질은 형식주의나 정신주의 같은 이분법적 구분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현실세계와의 관계성 위에서 파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추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나요?
많은 사람들이 추상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아마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서양 회화사 내에서의 추상이며, 동양회화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실제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법한 김홍도의 <씨름> 역시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그림이었다. 왜냐하면 조선시대 후기 서민층의 생활상을 그린 풍속화임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을 모두 기하학적 도형으로 그려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몬드리안의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 도 처음 등장했을 때는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심지어 어떤 광고에서는 “몬드리안처럼~” 이라는 카피문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듯 모든 문화권마다 추상에 대한 인식은 다르다.

그렇다면 도대체 추상화라는 건 어떻게 그리는 걸까요?
사실 추상화 그리기는 어렵지 않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그리면 된다. 예를 들어 사과를 그리고 싶다면 빨간색 물감을 붓에 묻혀 캔버스에 아무렇게나 칠하면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사과의 형태를 완전히 무시하라는 것이다. 다만 색깔로써 사과를 연상시킬 수만 있으면 된다. 반대로 밤하늘을 그리고 싶다면 검은색 물감을 칠해주면 된다. 물론 별 모양이라든지 달 모양 따위를 그릴 수도 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단지 검정색만으로도 충분히 밤하늘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바다를 그리고 싶다면 파란색 물감을 뿌려주면 된다. 단, 바다가 출렁이는 모습까지는 나타내지 않아도 된다. 파도치는 모습 없이도 얼마든지 푸른 바다를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추상화란 특정 사물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서 나타내는 것이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추상화 몇 가지를 소개해볼게요!
첫 번째로는 칸딘스키의 <구성 8> 입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여덟 개의 직사각형 안에 각각 세 개씩의 정사각형이 그려져있습니다. 언뜻 보기엔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일정한 규칙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왼쪽 상단의 첫 번째 사각형을 살펴보면 네 개의 직선이 교차되어 있고, 두 번째 사각형은 여섯 개의 직선이 서로 얽혀있으며, 세 번째 사각형은 열두 개의 직선이 모여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른쪽 하단의 마지막 사각형은 스물네 개의 직선이 연결되어있죠. 다시 말해 각 사각형 내부에는 수많은 직선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셈입니다. 다음으로 들로네의 <리듬II> 를 살펴보겠습니다. 화면 전체를 가로지르는 곡선 위로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 순으로 배열된 일곱 개의 작은 원이 보입니다. 얼핏 보면 마치 춤을 추는 듯한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리듬감 있게 움직이는 듯 보이는 동작은 실은 정지 상태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원래대로라면 맨 아래 보라색 원이 위쪽 노란색 원 옆에 있어야 하는데, 일부러 위치를 바꿔놓음으로써 율동감을 더욱 강조했습니다. 한편 폴록의 <가을의 리듬> 은 좀 더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바닥에 놓인 커다란 캔버스 천위로 흰색 물감을 흩뿌린 후, 막대기로 마구 휘저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런지 멀리서 보면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밭처럼 보이기도 합니다.